비상금을 모으기 시작하면 바로 다음 질문이 따라옵니다. 이 돈을 어디에 둬야 할까요. 저도 처음에는 그냥 생활비 통장에 뒀는데요. 결국 한 달도 못 가서 다 썼습니다😅
비상금은 수익률로 고르는 돈이 아닙니다
비상금은 불려야 하는 돈이 아니라 필요할 때 바로 꺼낼 수 있어야 하는 돈입니다. 그래서 이자를 제일 많이 주는 곳을 찾는 게 아니라, 꺼낼 때 손해가 없는 곳을 찾는 게 먼저예요.
병원비가 갑자기 나갔다고 해볼게요. 이때 돈이 3일 뒤에 들어온다면 그건 비상금 역할을 못 합니다. 고를 때 보는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 오늘 꺼내면 오늘 들어오는가
- 중간에 꺼내도 이자에 손해가 없는가
- 원금이 보장되는가
파킹통장은 어떤 상품인가요?
파킹통장은 수시입출금 계좌인데 하루 단위로 이자가 붙습니다. 자유롭게 넣고 뺄 수 있으면서, 하루만 넣어둬도 그 하루치 이자를 받는 구조예요.
비상금 세 조건을 전부 만족하는 건 이쪽입니다. 예금자보호도 적용되고, 이체 버튼 한 번이면 바로 꺼낼 수 있거든요.
대신 가입 전에 우대 금리 한도를 보시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5천만원까지만 우대 금리를 주고 그 위 금액은 기본 금리로 떨어지는 식입니다. 비상금 목표액이 한도 안에 들어오면 그만이니까, 한도가 목표액보다 크기만 하면 신경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정기예금은 왜 비상금에 안 맞나요?
정기예금은 기간을 정해두고 돈을 맡기는 상품이라 이자가 높은 편입니다. 문제는 중간에 깰 때 생겨요.
만기 전에 해지하면 약정했던 금리가 아니라 중도해지 이자율이 적용됩니다. 이 금리는 보통 약정 금리보다 한참 낮고, 맡긴 기간이 짧을수록 더 낮아집니다. 한 달 만에 깨면 사실상 이자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비상금은 언제 꺼낼지 모르는 돈인데, 예금은 꺼내는 순간 손해가 나게 설계돼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 안 맞아요. 예금은 쓸 날짜가 정해진 돈, 그러니까 전세 보증금이나 등록금 같은 데 쓰는 게 맞습니다.
CMA는 예금자보호가 되나요?
CMA는 증권사 계좌인데요. 여기서 갈리는 게 하나 있습니다. 같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안에 든 게 달라요.
| 종류 | 굴리는 방식 | 예금자보호 |
|---|---|---|
| RP형 |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 | 안 됩니다 |
| 발행어음형 | 증권사가 발행한 어음 | 안 됩니다 |
| 종금형 | 종합금융회사 계좌 | 됩니다 |
RP형과 발행어음형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아주 낮게 설계돼 있긴 하지만, '보호된다'와 '가능성이 낮다'는 다른 말이에요. 종금형만 예금자보호가 적용되는데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증권사 계좌라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 단위로 수익이 붙는 건 파킹통장과 비슷해요. 다만 출금해서 은행 계좌로 옮기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으니, 쓰시기 전에 출금 가능 시간을 한 번 확인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셋 중에 고른다면
조건이 이렇게 갈립니다.
| 상황 | 어디에 | 이유 |
|---|---|---|
| 비상금 전체 | 파킹통장 | 바로 꺼내도 손해가 없다 |
| 쓸 날짜가 정해진 돈 | 정기예금 | 안 꺼낼 거라 만기 금리를 받는다 |
| 증권 계좌를 이미 쓰는 경우 | CMA | 투자 대기 자금과 같이 둔다 |
사회초년생 단계에서는 파킹통장 하나면 충분합니다. 저도 은행 앱에서 파킹통장을 직접 열어봤는데요. 기존 계좌가 있으면 새로 만드는 데 몇 분 안 걸리더라고요.
이자에서 세금이 빠집니다
어느 쪽을 고르셔도 이자에는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1.4%를 더한 값이고, 이미 세금을 뗀 금액이 통장에 들어와요.
저도 적금을 직접 넣어보고 나서야 만기에 찍힌 금액이 세금을 뗀 뒤의 숫자라는 걸 알았어요. 금리를 비교하실 때는 상품에 적힌 숫자가 세전이라는 점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손에 들어오는 이자는 그 숫자보다 적습니다.
예금자보호는 금융회사 한 곳당 1억원입니다
2025년 9월 1일부터 예금자보호 한도가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랐습니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에도 같이 적용돼요.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한도는 사람 한 명당, 금융회사 한 곳당 원금과 이자를 합쳐서 봅니다. 같은 은행에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도 합산이라 나누는 의미가 없어요. 은행을 나눠야 한도가 늘어납니다.
비상금 규모에서는 걸릴 일이 거의 없으니, 지금은 그냥 파킹통장 한 곳에 모아두셔도 괜찮습니다.
오늘 할 일 하나
비상금을 어디에 둘지 아직 못 정하셨다면, 오늘은 지금 쓰는 은행 앱에 파킹통장이 있는지만 확인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새 은행을 알아보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이미 쓰는 앱이면 계좌 개설도 금방 끝납니다ㅎㅎ
다음 글에서는 적금 만기 때 이자가 생각보다 적게 나오는 이유를 계산 구조로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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